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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러다 내일 살지도 몰라









  역시 꾸준하고 부지런한 것은 내가 아니야. 한없이 게으르고 내 하고픈 것(기껏해야 매일 달라지지만)만 해대는 것이 나라 안그러니. 그래서 답답한 것 아니겠어. 그래도 순간순간 나를 도와주는 것들이 있지. 오늘 날씨라던가. 라고 생각해 창문을 바라보니 저 멋진 하늘. 내 눈동자가 저랬으면 좋겠어. 나를 도와주는 하늘 빛, 그 앞에 켜 놓은 빨갛고 예쁜 초, 그리고 나를 더 울렁이게 하는 노래, 책상 앞 매달아놓은 꽃이라던가 하는 것들. 이 것들 덕에 오늘도 간간히 살아냈구나 한다. 숨을 깊게 들이쉰다. 참는다. 또 참는다. 그리고 서서히 뱉는다. 그러고 나니 질리는 노래다. 서둘러 다른 노래로 바꾼다. 난 검정치마가 좋아. 조휴일은 잘 몰라. 그냥 노래만 알아. 검정치마 노래는 다 좋다. 솔직히 이렇게 솔직한 노래가 있어? 진짜 어디든 드러눕게 하는 노래라니. 검정치마 노래 들을 때 생각나는 사람들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것도 신기해. 진짜 좋아하고 가짜 좋아하는 게 어딨겠어. 그냥 시간 어서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해두지. 검정치마에 대해서 나중에 한 글을 적어야지.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적는 것은 무섭다. 검정치마를 생각하고 써야지. 나중에. 그렇다. 무엇하나 정해놓고 쓸까 하다 그냥 아무거나 쓴다. 내키는 것 쓴다. 내 책상에도 초를 밝혀야지. 라이터 찾는데 오래걸렸다. 이것은 명백한 증거인데, 담배를 피지 않았다. 1주일 동안. 딱히 피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피려고 하지도 않았다. 있으면 피겠지만 없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러다 내일 살지도 몰라. 



  1시간 연장근무를 했다. 내 입으로 연장이지 그냥 내 시간 더 쓴거다. 봉사활동에 연장근무가 어딨냐. 오늘까지 끝마치고 싶은 일이었다. 솔직히 이 좋은 날 조금 더 일하는 것이 마냥 내키지는 않았다. 그래도 굉장히 집중해서 끝냈다. 집에 와서 결국 저녁을 먹었다. 4일동안 잘 참고 운동을 잘했지만 어쩔 수 없는거다. 내일은 저녁 말고 운동해야지. 무튼 그리고 아이패드를 정리했다. 간당간당하던 메모리를 정리해주었다. 그리고 지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뿌듯하다.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해낸 기분이야. 어제는 아프리카 친구 Goodwill이 원격으로 내 노트북을 고쳐주었다. 이제 나는 영화도 다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편하게 글도 적을 수 있다. 고맙다고 말했지만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그냥 고맙다는 말로 끝낸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났구나. 나래랑 영통하면서 마무리한다. 엄마한테 노트북 고쳤다고하면 좋아하겠다. 

  


  난 지금 눈이 감긴다. 슬슬 잠이라는 그 고요하고, 적막하며, 평화로운 자가 나를 누르고 있다. 바싹 눌리어, 바닥에 쩍-하고 들러붙어 아무것도 못 한다. 그저 손가락, 발가락 꿈틀댄다. 꿈틀이라기 보다는 그저 간신히 들었다 힘없이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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